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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999년 전교의 달 담화문 (0)
작성자 : 복음화위원회
등록일 : 2008.03.01 11:04
조회수 :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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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전교의 달 담화문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강생 2000주년을 목전에 두고서 이번 10월을 기하여 금세기 마지막 전교의 달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1922년에 교황 비오11세께서 처음으로 전교의 달을 선포하신 이후 성교회는 지금까지 매년 전교의 달을 지내면서 복음선교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하고 실천해 왔습니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도 1970년부터 매년 10월 전교의 달을 맞이하여 교회의 복음선교에 대하여 새롭게 묵상하고 그 중요성을 심도깊이 인식하여 민족과 사회의 복음화 활동을 준수해 왔습니다. 특별히 70-80년대에는 한국사회가 요청하는 시대의 징표(마태 16, 3)를 받아들여, 한국사회 안에서 빛과 소금과 누룩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하고 물질적 풍요로움이 도래하자, 하느님에 대한 신앙은 그 열의가 식고 복음선교에 대한 관심마저 약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교회의 복음선교는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가 복음선교를 해야 함은 선택적 사항이 아니라 당위적 필수사항입니다. 교회는 태어날 때부터 그 본연의 모습으로 복음선교를 위해 태어났고, 선교행위는 교회의 주변적 외곽 요건이 아니고, 교회의 본성(선교교령 2항 참조)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한국사회는 이러한 복음화를 그 어느 때 보다도 갈망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이 시대를 가치관이 전도(顚倒)되고 도덕과 윤리가 부도당한 시대라고 일컫습니다. 이것은 가치의 기준이 그 자리를 잃고 도덕과 윤리의 제반 가치가 명목상으로는 인정되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국사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선조들로부터 이어오던 미풍양속과 가치들이 위협당하고 도외시당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 현시적(現時的)인 결과에만 연연하고 사로잡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구나 배금주의에서 기인한 황금 만능주의와 물질주의는 하느님 모상으로서의 인간품위와 존엄성 마저 적지 않게 위해(危害)를 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족 구성원간에 또한 이웃과 이웃 사이에 물질과 재화에 대한 욕심이 개입되면서 가정이 파탄되고 어린이들이 버려지는 일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 아픈 상처를 남긴다고 하겠습니다.

바로 이러한 시대상황에서 주 그리스도의 말씀이 땅위의 모든 사람에게 선포되고 실제 생활에 영향을 미쳐 삶 전체가 복음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103위 성인을 포함한 우리 신앙 선조들은 대단히 어렵고 열악한 교회상황과 가혹한 박해 가운데서도 굴하지 않고 신앙을 증거하고 복음말씀을 실천하며 전파하였습니다. 그들이 겪은 고통에 비하면 우리가 오늘날 복음선교를 위해 또는 신앙생활을 위해 겪어야하는 어려움은 그렇게 큰 어려움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와 같이 신앙의 토양이 다른 나라와 달리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양질(良質)의 상황에서는 우리가 노력한 만큼 분명한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하겠습니다. 이같은 현상으로 생각해 볼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더욱 민족 복음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특별한 기회를 허락하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지금은 이승훈(베드로)선조께서 처음으로 북경에서 세례받은 이후 우리교회 역사상 가장 선교하기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이러한 복음화의 호기를 소극적으로 응답하여 허송해서는 결단코 안될 것입니다.

일찍이 성 바오로 사도께서 "나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과 다 같이 복음의 축복을 나누려는 것입니다" (1고린 9,23)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교회도 그대로 실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근 국내교회 안에서 들불처럼 번져가는 예비자를 위한 "새로운 가족 찾기 운동"과 냉담자를 위한 "우리 가족 찾기 운동"등의 유사한 선교활동은 우리교회 복음화 역사에 새로운 장을 펼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같은 선교활동은 체험부족으로 쉽게 신앙을 잃어버리는 교우들에게 신앙체험을 얻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어 신심운동으로 정착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전국 교구와 신도들과 각 단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이러한 선교열의와 선교활동이 꾸준히 항구하게 계속되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오늘 애써 뿌리는 신앙의 씨앗만큼, 내일의 우리 후손들이 신앙의 유산을 꽃피울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러한 복음화 운동에 앞장서서 매진하면서 나아가 우리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 보편교회의 지향대로 하나의 인류가족인 세계만민을 위해서 구원의 복음을 전파하도록 노력합시다. 지금까지 받아만 오던 우리교회도 이제는 명실공히 세계교회와 함께 나누는 교회로 성숙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우리가 대단히 어려웠던 시절 외국의 다른 교회로부터 많은 물질적, 영신적 도움을 받았듯이 보은(報恩)의 정신으로 우리도 이제는 여전히 어렵지만 부족한 가운데서나마 우리보다 훨씬 더 곤란한 처지에 있는 다른 나라 교회를 도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사제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짧은 시기 안에 신학교 수가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하느님께서 우리 교회에 베풀어 주시는 이러한 은총들이 오직 우리 한국교회만을 위해서 베풀어 주시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겠습니까? 가난한 과부의 동전 두잎(루가 21, 2 참조)처럼 없는 가운데서도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가질 때 주님께서는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법으로 얼마든지 새롭게 베풀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정성어린 기도와 아낌없는 희생으로써 오지(奧地)에서 선교활동에 여념이 없는 선교사들을 위하여 영적, 물적으로 지원하는 데 빠짐없이 동참하도록 합시다. 바로 이러한 노력이 우리 신앙 선조들이 우리에게 목숨 바쳐 귀하게 물려준 신앙유산을 세계 만방에 꽃피우는 것이며 하느님의 은총에 보답하는 길이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하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전하고 끝까지 참고 가르치면서 사람들을 격려하시오" (2디모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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